Egloos | Log-in


거울 속의 내가 나를 보다.

1.
난 말이 많다. 조리있는 말이면 그나마 낫겠으나 이건 뭐 내가 생각해도 좀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할 때가 많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그래서 나에겐 나름대로 핸디캡이라고 생각한다. 말도 못하는 놈이 말은 많다라.. 이건 재앙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기승전결을 지키고 감동의 악센트까지 주려고 하지만 입밖으로 쏟아지는 말들은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르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대고 있다. 그렇다. 말을 많이 하고 싶은게 아니라 말을 잘! 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말 잘하는 것도 타고나는 것이라면 나에게는 일말의 희망도 없어보인다.

2.
대중앞에 서면 얼굴이 홍당무가 된다. 영화 홍당무의 공효진처럼 얼굴이 붉어지며 혈압이 상승한다. 내 머리가 마치 부풀어 오르는 풍선처럼 내가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한사람 한사람 쳐다볼 때 마다 바람을 불어넣듯 부풀어 오른다. 물론 이내 터지기 직전에 모든 상황은 종료되지만... 누군가의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할 경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많은 편에 속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처음으로 밟아보는 무대나 단상은 날 어지럽혀 놓는다. 가끔 TV에서 해주는 특강프로를 보면 강사가 신(神)으로 보이기까지 하니 내 나름에는 스트레스인게다.

3.
끝을 보지 못한다. 아이디어는 많으나 끝을 잘 맺지 못한다. 아직 그런 면에서 난 프로가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비단 일 뿐만이 아니다. 지금껏 살면서 돌이켜본 바 내가 했던 대부분의 일들이 깨끗하게 끝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망치지는 않았다. 다만 명확하게 박수 세번 치고 끝나질 않아서이다. 어쩌면 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의 결여로 인함인지도 모르겠다. 나 스스로가 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지 못하고 날 의심하고 과소평가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순간에 어디론가 숨어버리도록 조종한다.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보듯이 그런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한심스러워 보인다.

4.
내 모습을 바라보다 서글퍼 진다. 아니다. 서글퍼 지다가 마음이 말끔해 진다. 그래도 난 매사에 긍정적이고 새롭지 않은가? 30대를 시작하며 두려웠던 마음을 가다듬어 준 것도 나였고 피곤에 지쳐 힘들어하던 나를 일으켜 세운 것도 나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거울을 보듯이 나를 보며 그늘에 가려져 확인 할 수 없었던 부분을 봐야겠다. 지금처럼.


by fullc0de | 2009/07/14 17:53 | 잡생각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fullc0de.egloos.com/tb/418834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